Success Story

성숙기 이커머스 시장의 생존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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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숙기 이커머스 시장의 생존 전략



얼마 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이커머스 컨퍼런스가 있었다. 특히 화장품
시장의 이커머스 중요도가 높아지는데, 매년 75개의 소규모
인디 브랜드(Indie brand)가 출시하여 글로벌 브랜드와 당당히 경쟁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2억 7천만
인구의 평균 연령 29세, 매년 중산층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젊고 기회가 큰 나라다. 결제 및 물류 플랫폼이 아직 미흡하지만, 소비자들은
SNS를 통해 전세계 제품들을 탐색, 구매하고, 그 경험을 공유해 나간다. 특히 밀레니얼 세대는 유명 브랜드보다
인플루언서를 통해 다양한 스몰 브랜드들을 바꿔가며 구매하고 있다. 한국산 알로에젤, 일본산 클렌징폼, 인도네시아 지방의 로컬 에센스, 그 종류도 참 다양하다. 인도네시아 소비재 (FMCG) 이커머스 매출 비중이2% 내외라고 하지만, 인스타그램, 왓츠앱 등의 다양한 접점에서 발생하는 롱테일 상품 매출까지
고려한다면, 10 % 이상 된다는 현지 유통 전문가 의견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그 동안 개발 도상국의 소비재 성장은 잘 알려진 글로벌 브랜드들이 시장을 주도 했는데, 이제는 그마저 어려워졌다.

CONSUMER DISLOYALTY 의 시대

닐슨 글로벌의 최근 소비자
분석 결과에 따르면, 브랜드 충성도가 빠르게 하락하고있다. 전체
소비자 중 42%가 매번 새로운 브랜드 경험을 시도하고 있고, 오직
8% 만이 기존 브랜드를 고수한다.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국가에서는 그 격차가 더욱 커진다. 특히 브랜드 선택 요인을 살펴보면, 뚜렷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예컨데, 가성비나 편의성은 이미 브랜드 신뢰도가 갖는 중요성을 넘어섰다
[ 도표 1 참고]  사실, 브랜드의 본질은 프리미엄이다. 내가 가격을 좀 더 지불하더라도, 품질이나 감성에 대한 신뢰가 있고, 이를 보증하는 인덱스여서, 구매 의사결정을 효율적으로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그런데 온라인 유통 환경 변화가 브랜드의 본질을 바꾸고 있다. 소비자들은 언제 어디서든 전세계 상품들과 그 사용 경험을 쉽게 접할 수 있기에, 브랜드는 단순히 신뢰와 보증의 대상이 아니라, ‘나’한테 지금 필요하고, 어울려야 하며,
가성비가 좋아서, 언제든 갈아탈 수 있어야 한다. 닐슨에서는
이와 같은 글로벌 소비 트렌드를 “Consumer Disloyalty is the New Normal – 브랜드
충성도의 몰락” 으로 정의하고 있다. 옴니 채널 유통 환경과
밀레니얼 세대의 부상으로 그 현상은 가속화 중이다. 이에 대한 주요 현상들을 짚어보고, 유통 및 제조사 브랜드의 대응 방향에 대해서 살펴 보겠다.

밀레니얼
세대의 DISLOYATY 현상, 브랜드 선택 요인의 변화
 

브랜드 충성도 몰락 현상은 밀레니얼 세대를 중심으로 뚜렷하게 나타난다. 소유보다는 경험을 추구하고, 가치 소비를 추구하는 특징이 기존 시장
내 구축된 ‘브랜드’ 에게는 위협이 되고 있다. 이미 52%의 밀레니얼 소비자들은 브랜드를 수시로 바꾸고 있고, 브랜드 자체에 대한 신뢰보다, 편의성(37%), 사회적 책임 실행- 착한 소비 (27%), 이커머스 가능 여부(27%) 에 큰 영향을 받고 있다.

이와 같은 현상을 카테고리별로
살펴 보면, 초콜릿, 스낵,
샴푸, 화장품 등 유명 브랜드가 오랜 기간 주도해 온 일상 소비재에서 브랜드 스위칭이 빈번해지고, 충성도가 하락하고 있다. 다양한 매체에 광고비를 집행하며 브랜드
관리를 우선적으로 해 오던 기업들이기에, 기존 브랜드가 체감하는 위기는 더욱 커지고 있다. 물론 밀레니얼 소비자가 브랜드의 중요성을 모르는 건 아니다. 단지
브랜드 로고와 상관없이 다양한 제품들을 바꾸어가며 경험하겠다는 Brandless 현상이 고착되고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화려한 광고 모델의 추천보다 실제 소비자의 객관적 후기가 중요하고, 매출은 작아도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착한 소비 기업 제품을 찾으며, 여러
오프라인 매장에 진열될 필요 없이, 온라인에서 손쉽게 구매할 수 있으면 그만인 것이다.

소유(Own)가 아닌 접속(Access )- 경험을 모으고, 취향을 빌린다.

구독 서비스 역시 브랜드
충성도 하락의 주요 현상이다. 디즈니의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OTT)인
디즈니 플러스가 11월 런칭하면서 첫 날 하루에만 100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했다. 디즈니 브랜드 매니아여서가 아니라, 애니메이션부터
다큐멘터리에 이르는 다양한 독점 컨텐츠를 월 8천원에 자유롭게 바꿔가며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인기
비결이다. 국내에서도 구독 서비스 이용자는 매년 증가세인데, 이미
62% 소비자가 동영상, 음악 등의 컨텐츠 스트리밍 구독을
하고 있다. 특히 20,30대 비중이 높고, 애플 iOS 이용자는 98%에
이른다.  

컨텐츠 뿐만 아니라, 일상 소비재 구매에서 경험 서비스까지 구독 경제의 범위는 라이프스타일 전반에 걸쳐 깊숙이 파고 들었다. 화장품, 건강기능식품 등 내 피부와 건강상태에 딱 맞는 제품들을
모아서 정기 배송해 주는 서비스,  ‘육아는
장비빨’ 이지만, 사용 빈도 낮고, 고가격이라 구매가 쉽지 않았던 육아 편의 용품을 대여해주는 서비스, 남자들의
귀차니즘을 해결해 주는 셔츠 구매, 배송, 세탁 서비스 등
어쩌면 브랜드가 누렸던 소비자 내 위치를, 다양한 플랫폼들과 결합된 상품들이 대체하고 있는 모습이다.

상향 평준화된 품질, 이커머스 플랫폼 상품(Private
Brand)의 부상

한편, 유통 업체 관점에서 브랜드 충성도 하락은 PB 상품의 성장 기회로
연결되고 있다. 특히 오프라인 유통의 위기로 온라인 유통 PB 상품이
주목받고 있다. 아마존을 비롯한 주요 플랫폼에서 잘 팔리는 상품들의 구색은 이미 변화했다. 오프라인에서 익숙한 브랜드가 초기에는 성과를 내지만, 점차 이커머스
플랫폼의 영향력이 광고 등 수익성의 영역으로 확대되면서 자체 상품으로 대체되고 있다. [도표 3] 을 보면 우리에게 익숙한 브랜드 로고가 있는가? 이들은 밀레니얼
소비자 중심으로 기저귀, 화장지, 속옷, 패션 의류에서 가장 잘 팔리는 온라인 브랜드들이다. 국내 시장도
예외가 아니다. 반복 구매가 많은 생수는 이커머스 유통 PB 상품들의
온라인 채널 점유율이 30%가 넘었다. PB는 아니지만, 특정 온라인 플랫폼을 중심으로 운영하는 스몰 브랜드들, 닐슨에서
정의하는 Online Exclusive brand 들의 경우 화장품은 20%, 헤어케어도 25% 가 넘어서고 있다. 제품 품질이 점차 상향 평준화되고, 불필요한 기능, 패키지, 광고 및 판촉 비용이 줄어들면서, 가성비 좋은 제품들과 이커머스 플랫폼의 결합은 더욱 부각 될 것이다.

브랜드의 몰락?  초
개인화(HYPER PERSONALIZED) 브랜드의 성장

그렇다면, 기존 브랜드는 몰락의 길을 갈 것인가? 제조사 및 유통업체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 것인가? 결론부터 보자면, 이커머스 유통의 성숙으로
롱테일 경제가 활성화되어 제품간 차별성이 갈수록 약해지지만, 반대로 ‘나만의
것’을 제공하고 ‘한가지’
에 집중하는 ‘디테일’한 브랜드는 ‘낭중지추(囊中之錐)처럼 두드러질 수 있다.  “콘도
회원권을 소유하고 여행과 운동을 좋아하는 32세 전문직 여성. 31세나
33세는 안됨“ 운동복의 샤넬이라 불리며 급성장한 요가복
룰루레몬의 타겟 고객 프로필이다. 패션 시장은 여느 산업군보다 일찍 패스트 브랜드와 이커머스를 중심으로
브랜드 충성도가 약화되어 왔다. 이런 시장에서 살아남는 브랜드들의 특징을 살펴 보면, 명확한 고객 타겟, 작지만 확실한 하나의 가치, 디테일한 경험에 있다.  안마의자 브랜드인 바디 프렌드도 좋은 사례다. 노년층 타겟에서 수험생, 어린이 등으로 신규 니치 마켓을 창출하였고, 온라인 매출 비중을 20% 가까이 끌어 올리면서 오프라인 경험과
함께 가성비를 높였다. 유통에서는 온라인 식품 전문몰의 초 세분화 전략이 눈에 띈다. 한국에는 드문 채식 전문 비건몰이나, 도축 후 3일을 강조한 초신선 프리미엄 정육점 등이 있다. 특히 이들은 가격
판촉보다 편의성, 구색 만족도를 무기로, 80% 이상의 높은
재구매율을 보이고 있다.

 ‘소유’가 아닌 ‘접속’ 경제에서는
결국 큐레이션이 핵심이 된다. “무엇을 좋아할지 몰라 다 준비해 봤어”
식의 접근이 아니라, 소비자 개개인을 타겟팅하고 다음 구매를 예측 및 인도하는 개인화 마케팅
전략이 중요하다. 다행히 실시간 데이터 수집 기능과,  AI 알고리즘으로 단 한명의 고객 단위까지 세그멘테이션 하는 “초개인화 기술”이 진화하고 있다. 다음
호에서는 브랜드 충성도 하락 현상에 맞서 데이터 기반의 큐레이션을 통해 이커머스 시장에서 성장하는 사례와 대응 방향에 대해 살펴 보겠다.